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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에 해당되는 글 2건
2009/12/24 14:04


고등학생시절 친구따라 관심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던 의상디자인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해 신설된 동아리였음에도 선후배의 기강 잡는 것이 심해서 선배들로부터 기합도 많이 받았고 매 해 축제마다 억지로 옷을 만드느라 큰 스트레스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 때에는 동아리에서 탈퇴하면 학생기록부에 남기 때문에 나중에 대학에 입학할 때 점수를 깍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탈퇴도 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동아리생활을 했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었던 동아리 생활을 되돌아보면
그 경험 또한 지금의 저를 완성한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상디자인동아리가 저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은 
바로 Runway.



디자인의 ㄷ자도 모르고 있던 제가 선배들을 따라서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가 열리는 서울패션위크를 보러 갔었습니다. 디자이너 지춘희님의 패션쇼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교복을 입고 간게 득이 되어 어린 학생들을 어여쁘게 본 관계자에 의해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관중석 맨 뒤에 까치발을 들고 서서 Runway를 보는데 쇼의 시작과 함께....
저는 정말 가슴이 터져버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모델들이 하나 둘씩 나올 때마다 그 모델들로부터 뿜어져나오는 그 포스에 완전히 압도되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 때의 느낌을 어떤 언어로 표현을 해야 제 느낌을 그대로 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직접 가서 보세요.'라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의상 하나하나에 담긴 메시지와 아름다움 그리고 프로 모델들의 강렬한 에너지.
패션쇼장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사진으로 보시는 것의 백 배, 천 배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동안 케이블 TV에서 하는 모델과 디자이너 양성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보았나봅니다^^

오늘 아침 우연히 빅토리아시크릿의 패션쇼 동영상을 보았는데 그 때 패션쇼를 처음 본 여고생의 느낌이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오래된 일이 너무 생생하게 다시 느껴져 마치 어제의 일 같은 것이 신기합니다.  너무 흥분되어서 계속해서 몇 번을 보았더니 이렇게 패션쇼 홍보아닌 홍보까지 하게 되었네요ㅎㅎ




그 이후로 일이 많고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못했었는데, 2010년에 열리는 서울패션위크는 꼭 가보고 싶네요.
여전히 패션쇼는 저에게 줄 수 있는 아주 큰 선물이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2011년부터는 파리, 뉴욕, 도쿄로!

이런 내면의 깊은 열망의 발견 자체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것 같습니다.
생각만해도 행복해지고 배부른, 그런 느낌^^
모두들 행복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발견하는 크리스마스 되시길 바랍니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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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2 15:05

11월의 어느 일요일, SK와 KCC의 농구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서울 잠실

4쿼터 경기종료 20초를 남긴 시점 경기장 내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SK 80 : KCC 82

경기 전반을 10점씩 앞서나가던 SK는 KCC에 역전을 허락하고
이번 경기 때 한 번도 코트에 나오지 않았던 문경은선수가 나오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SK편이니까 따라서 SK를 응원하던 저도 손에 몸에 땀이 날만큼 긴장과 흥분이 몰려왔습니다.

다시 시작.
문경은 선수의 그림같은 3점슛이 림을 향해 달렸고 깔끔하게 들어가 승부를 다시 뒤집었습니다!
SK 선수들과 응원단은 모두 일어서서 환호성을 질렀고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저도 갑자기 흥분해 벌떡 일어나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질렀습니다.
내가 경기를 보러와서 이긴거라며 으시대며 완전한 승리를 확신했었습니다.

경기종료 2초를 남긴 스코어
SK 83 : KCC 82
패스를 받은 KCC의 아이반 존슨 선수는 종료부저 바로 0.05초 전에 외곽슛을 날렸습니다.
마치 스포츠뉴스에서 멋진 경기장면을 보여줄 때 보았던 슬로우액션처럼 공이 느리게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향해 날아가는데 1초도 안되는 그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던 시간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슛은 림을 깨끗이 통과하면서 KCC는 승리를 했습니다.

 

 

도대체 2초가 뭐라고?
무언가에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 느껴져 내가 도대체 뭐에 맞은건가 생각해보니
"2초라는 시간을 어떻게 생각했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분명 제게 2초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KCC 선수들에겐 역전을 만들어 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승리를 확신한 나머지 농구공에 온 마음을 집중하지 않았다면 이런 멋진 기적같은 일을 경험할 기회를 놓쳤겠지요? 그나마 끝까지 집중하여 공을 보고 있었기에 그런 경험을 했던 것 같아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SK를 응원한 사람들 중엔 짐을 챙기다가 환호성이 들리는 순간 '뭔데?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라고 옆 사람에게 물어본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현재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기적같은 기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 자체가 기적이라는 말이 있는가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 삶이 기적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끝까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시간은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2초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우리의 신념들은 매 순간 현재에 있음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게 하고, 
마음을 지금 현재가 아닌 다른 곳에 두는 것에 익숙한 습관과 현재를 넘어 과거와 미래를 통제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마음을 다른 곳으로 이끕니다.

그것은 마치 산을 오를 때 온 마음을 집중하고 깨어 자연과 하나로 있다가 정상이 보이는 순간 정상에 마음을 빼앗기고 정상에 오르고자 하는 마음이 조급해져 그 순간부터의 '있음 그 자체'로의 기적의 경험을 잃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마음을 어디에 두시고 계십니까?

돌이켜보니,
2초라는 시간
그 2초에 그 곳에 있었던 선수들과 수백명의 관중들
그들이 만들어 낸 '현재의 그림'이 너무도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기적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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